요약하는 힘이란

요약하는 힘

요약하는 힘은 문과와 이과 계열 모두에게 공통으로 필요한 능력이다. 요약이라고 하면 흔히 몇 페이지쯤 되는 글을 200자 내외로 요약하는 과제를 떠올리기 쉽지만, 좀 더 포괄적 관점으로 요약하는 능력을 새롭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영화 감상을 한 후 다른 사람에게 줄거리나 감상평을 전달하는 것도 요약하는 능력에 해당한다. 또한 무도나 예술 분야에서 강조하는 형식 역시 요약하는 능력의 결정체다. 다양한 움직임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동작을 통해서 전체를 집약적으로 나타낸다. 이것이 바로 형식의 주요 기능이며, 현식 속에 존재하는 다채로운 움직임들을 요약하여 담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이미 문자로 기록한 것을 양적으로 짧게 줄이는 것은 요약이 아니다. 영상이나 현실 자체를 요약하는 능력이야말로 고도의 능력이다.

요약하는 능력은 그 자체를 꾸준히 의식해야만 향상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정확한 요약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면 상대방과 요점에서 벗어난 대화를 할 위험이 줄어들 뿐 아니라 오히려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 즉, 요약하는 능력은 숙달의 기본이다. 한 가지 기술에 숙달하려면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명확히 이해하는 과정이 전제되며, 과제의 요지를 엉뚱하게 이해하면 숙달에 이르는 길을 멀어진다. 먼저, 복수의 과제 중 중요한 과제를 정확히 파악한다. 다양한 과제를 비교분석하여 우선순위를 매기고, 선정된 과제들을 중요도에 맞게 시간 순으로 배치한다. 자신에게 적합한 커리큘럼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변수가 많은 속성이라는 현실 자체를 요약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또한 자신에게 할당한 과제와 수많은 과제를 비교, 분석하여 우선순위를 매기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시간적 배열을 해나가야 한다. 이것이 구성능력이다.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속성을 가진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고 요약하는 힘이 필요하다.

요약하는 힘의 기본

요약의 기본은 핵심을 남기고 그 외 주변 요소는 과감히 날려 버리는 것이다. 버린다고 해서 무조건 쳐내는 것이 아니라, 남겨둔 핵심 속에 어떤 형태로 녹여 버려지는 요소에도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요약이다. 요약에서는 결국 중요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의 자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형식적인 보고에 할애하느라 정작 의사결정이 필요한 중요 사항은 제대로 논의조차 못 하는 상황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요도에 대한 의식이 부족한 탓이다. 형식적인 절차에 치중하다 보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분배하지 못하고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중요도가 낮은 문제에 80퍼센트 이상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중요도의 오류를 방지하려면 80퍼센트 이상의 시간과 에너지를 중요한 상황에 쏟을 수 있도록 항상 비축해 두는 것이 좋다.

지필 시험은 보통 주입식 교육의 도구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지필 시험이야 말로 중요도를 의식하는 데 대단히 효과적인 방법이다. 예를 들어 시간과 에너지의 총량을 쉽게 100이라고 했을 때, 그중 배점이 낮은 문항 20은 전반부에, 배점이 높은 문항 80은 후반부에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수학에서는 단순 계산 문제와 부담이 큰 증명 문제가, 영어의 경우에는 문법 문제와 장문 독해 문제 등이 이러한 비율로 출제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수험생은 후반부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이다. 비중이 작은 문제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느라 중요한 문제에 손도 못 대보는 실수를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시험공부에서도 이러한 오류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적절하게 분배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요약을 위한 자석 만들기

물론 시험은 출제자가 미리 배점을 정해놓는다는 점에서 현실 사회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실제 업무 회의 등에서는 대체 중요도를 어떻게 배치해야 좋을지 애매한 경우가 많다. 그 뿐 아니라 무엇을 결정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회의가 시작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럴 때는 회의를 위한 회의로 끝나며 참석자들은 모두의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게 만든다.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흔히 이야기하는 형식과 같은 개념은 결국 기술을 압축한 것이다. 이러한 개념의 장점은 중요한 기술에 모든 에너지를 철저하게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데 있다. 적당히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기술에만 에너지를 집중하는 철저한 태도야말로 형식과 기술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해답이다. 이 기본 기술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이미 알고 있다, 대충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언제든지 확실하게 할 수 있을 때에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기술이다. 이렇게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서 몸으로 익힌 특기를 기반으로 삼은 후에야 자기만의 스타일이 만들어 진다.

독서를 예로 들어 살펴보자. 책 전체의 20퍼센트를 읽고, 나머지 80퍼센트를 유추하는 연습을 해보자. 따라서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발췌하는 것이 능력이다. 전체의 20퍼센트를 토대로 나머지 80퍼센트를 유추하고 파악하는 능력은 독서뿐만 아니라 우리생활의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평소 자신의 관심사나 주제 또는 키워드를 명확히 해두면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자석이 되어 그와 연결되는 말들이 저절로 달라붙는다. 그 자석은 나무 형태를 띠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즉, 나무 기둥이 되어줄 질문이나 키워드를 단단히 설정해 두고, 그 위에 수많은 정보가 쌓이면 이것이 양분이 되어 감각이 가지를 치고 지식의 잎이 무성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관심으로 이루어진 자석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