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한 사람되기

잘못된 강인함

권위주의적 부모에게 시달린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자립심이 낮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비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더 높다. 스포츠 현장에서도 선수들을 일일이 통제하고 과도한 기준을 요구하는 지도 방식도 성과가 저조하다. 이렇게 강압적으로 훈련받은 선수들은 경기에 들어가면 다른 선수들보다 승부 근성이 떨어지고, 감정 소모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는 경우도 많다. 모모가 마음을 단련하는 측면에서 통제를 강하게 하는 방식이 성과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이스라엘 군대의 경우, 권위주의적 양육 환경에서 자란 병사가 세심한 양육 환경에서 자란 동료 병사에 비해 힘든 병영 생활을 하고, 적응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강인함을 기른다는 권위주의적 교육과 양육, 코칭은 도리어 연약하고 자립심이 약한 개인을 기르는 결과를 낳게 된다. 처벌이 두려워 무조건 규칙을 따랐던 아이가 부모의 통제가 없다면 어떻게 행동할까? 두려움이 동기부여의 원천이었던 아이가 성인이 되어 독립한 후 어떻게 행동할까? 구시대 방식으로 강인함을 길러야 한다고 고집하는 사람은 아이들에게 수영을 가르칠 때 수영장 깊은 곳에 집어넣는 방법이 제일 좋다고 믿는 사람과 같다. 이 방법은 수영을 배우기보다는 사고를 초래할 가능성이 더 높다.

진정한 강인함이란?

진정으로 강인한 사람은 불편함과 괴로움을 피해 도망치지 않고, 몸으로 겪는다. 그 실체가 무엇인지 찬찬히 들여다보고 대책을 모색한다. 그리고 가장 좋은 해결책을 찾을 때가지 괴로움을 헤치고 나간다. 어려운 문제를 처리하면서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강인한 사람이다. 강인함이란 내적동기에서 나온다. 강인함이란 상황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어려움을 부정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려는 의지력에서 나온다. 강인함이란 인내와 열정에서 나온다.

자식을 강인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통제대신 자율에 무게를 두고, 겉으로 드러나는 강인함 대신 내면의 힘을 다진다. 무조건 밀어붙이는 대신 유연하게 규칙을 조정한다. 두려움 대신 내적 동기를 부여한다. 이제는 전근대적 강인함에서 벗어날 때다. 눈으로 확인하는 힘이나 권력 그리고 군대식 극기 훈련 및 전쟁 비유가 통하는 시대는 지났다.

진정으로 강인한 사람은 몸과 마음의 소리를 거스르지 않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그 현실을 바꾸기 위해 할 일이 무엇인지 살핀다. 타인이 제공하는 피드백을 정보로 여기고 길잡이로 삼는다.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수용한다. 어려움에 직면할 때 유연하게 대응할 방법을 찾는다. 강인한 사람은 괴로운 상황에서도 올바른 판단을 내릴 때까지 서두르지 않는다. 불안, 두려움, 고통, 불확실, 피로 등 그 어떤 괴로움이 닥쳐도 강인한 사람은 이를 감내하며 나갈 길을 찾는다.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거나 억지로 뚫고 나가지 않고 목표 지점에 이르는 길을 찾는다. 그러려면 정면으로 돌파할 때가 있고, 우회할 때도 있고, 장애물을 피할 때도 있고, 위험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릴 때도 있다. 괴로움을 감내하며 버티거나 이 악물고 노력하는 일을 넘어 훨씬 넓은 시각에서 강인함을 정의할 수 있다. 괴로움의 정체를 어떻게 파악하고, 어떻게 받아들일지 또 어떻게 대처할지 사고를 전환하면 해결책도 달라진다. 목표에 이를 때까지 단계마다 다양한 기술과 접근법이 필요하다. 망치 하나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도구가 필요하다.

강인함을 기르는

최신 과학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기능한다. 우리 뇌는 불확실성을 줄이는 기계와 같아서 예기치 못한 충격을 최소화하는 일이라면 설령 값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무엇이든 우리 마음을 흐트러트릴 때마다 치르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무엇이든 우리 마음을 흐트러트릴 때마다 우리 뇌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쓴다. 무질서한 상태를 질서가 잡힌 상태로 되돌릴 해결책을 찾는다. 예를 들어서, 프로젝트를 3분의 1쯤 진행했을 때, 제대로 완수할지 도무지 예측하기 힘들 때, 그냥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단 포기하면 미지의 상황에서 벗어나 예측 가능한 상황으로 바꿀 수 있다.

불확실성을 빨리 종료하려는 욕구를 제어해 자기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강인함을 기르는 핵심이다. 불확실성을 서둘러 마무리 짖지 않도록 마음을 단련해야 위기 상황에서도 올바른 길을 찾아 나가도록 자신을 격려하고 안내할 수 있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괴로움을 해결하려고 손쉽고 빠른 길을 찾기 때문에 올바른 결론에 이를 수 없다. 강인함이 무엇인지 재규정하는 첫 단계는 우리가 어디서부터 잘못 생각했는지, 괴로움을 만났을 때 불도저처럼 앞으로 밀고 나가는 방법이 어째서 더 나쁜 결과로 이어지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강인함 사람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나아갈 길을 찾는 사람이다. 강인한 사람은 자신을 기만하지 않고 거짓된 자신감으로 허세를 부리지 않고, 현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현실을 외면하고, 자신만만한척 자기를 속이는 사람은 기세 좋게 출발선에서 달려 나가지만 현실에 부딪히는 순간부터 더는 빨리 달릴 수가 없다. 강인함이란 경기장이나 무대 위에서만 보이는 게 아니다. 강인한 사람은 과제를 수행하기 훨씬 전부터 정직하게 자기 실력과 과제의 난이도를 평가한다. 강인한 사람들은 스트레스 상황을 위협으로 생각하지 않고 도전 과제로 인지한다. 위협으로 인지한다면 어서 빨리 그 상황을 벗어나거나 생존하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가 된다. 문제 상황을 도전 과제로 인식하는 사람은 그 상황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평가할 능력과 문제 처리 능력을 길렀기 때문이다. 우리 뇌가 문제 상황을 있는 그대로 평가하려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 상황을 정확히 평가해야 문제에 직면했을 때,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