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볼 책과 영화
2024 한국프로야구는 3월 23일 토요일에 정규 시즌이 시작한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좌완 투수인 류현진이 10여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올해 한화이글스로 복귀하면서, 과거 류현진의 한화이글스 시절 활약상이 재조명되는 벌써부터 프로야구 열기가 뜨겁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당시만 하더라도 메이저리그에는 부자 구단들만 있는 줄 알았다. 그렇지만 머니볼을 통해서 메이저리그에도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같은 부자 구단도 있지만,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처럼 재정적으로 어려운 구단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머니볼은 책이 출간 된 후, 이후 영화로 제작되어 책보다 영화가 더 유명하다. 브래드 피트는 영화 머니볼에서 재정 상태가 열악한 메이저리그 구단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 역을 맡았다. 빌리 빈은 고교 졸업 당시 신체 능력이 뛰어나 야구, 풋볼 등에서 유망주였고, 실제로 전액 장학금을 조건으로 스탠포드 대학에서 입학 원서를 받았으며, 또한 메이저리그 구단인 뉴욕 메츠에서도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다. 빌리 빈은 뉴욕 메츠를 선택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프로 야구선수로서는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메이저리그와 마이너그리의 여러 구단을 떠돌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은퇴한다. 은퇴 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스카우트를 거쳐서 40대 젊은 단장이 된다.
영화의 앞 부분에서도 나오듯, 2001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양키스에게 아쉽게도 2승 3패로 탈락한 아픔에 이어, 주축 선수들인 제이슨 지암비, 조니 데이먼을 각각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같은 부자구단에 빼앗기게 된다. 메이저리그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처럼 돈이 없는 구단들이 신인 선수들을 잘 발굴해서 훌륭하게 키우면 부자 구단들이 돈으로 선수들을 가져가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키움 히어로즈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키움도 성적이 꾸준히 좋아서 플레이오프에 단골이다.
그렇지만, 비싼 선수들을 다시 사올 수 없는 열악한 구단 재정 상황에도 불구하고, 빌리 빈에게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야말겠다는 열망이 있었고, 이러한 열망은 머니볼(moneyball)이라는 새로운 선수 구성 전략으로 실현된다.
머니볼 전략과 빌리빈의 열망
머니볼은 엄청난 몸값을 받는 한 명의 뛰어난 선수 대신, 싸고 저평가되는 2-3명의 선수를 기용해서 거액 연봉을 받는 선수의 가치를 대신하는 전략을 말한다. 즉 제이슨 지암비 같은 엄청난 연봉을 받는 대스타 대신 3명의 저평가되는 선수들을 효과적으로 기용하는 운용전략이다. 대신 타자의 경우 출루율과 같은 통계적인 자료에 근거하여 선수들을 선발한다. 즉, 선수의 명성보다는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야구방식이다. 타율이나 홈런처럼 확실히 눈에 보이는 기록이 아니라 출루율처럼 당시에 사람들이 주목받지 못한 기록에 초점을 근거하여 선수들을 선발하고 기용하는 특징이 있다.
빌리 빈의 머니볼은 피터 브랜든이라는 예일대 경제학과 출신의 야구통계 전문가를 우연히 만나고 그를 팀에 데려 오면서 시작된다. 머니볼은 구단 관계자, 감독, 언론, 팬들에게 처음에는 반발과 비난, 조롱의 대상이었고, 2002년 시즌 초반만해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부진으로 이들의 비난과 조롱은 맞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빌리 빈은 선수 트레이드로 돌파구를 마련하여 감독으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원하는 선수들을 출전시키게 하면서, 본격적인 통계자료에 근거한 가성비 야구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머니볼의 성공과 한계
머니볼은 2002 시즌에 빌리 빈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게 20연승이라는 역사상 시즌 최다 연승의 기적을 선물한다. 그렇지만,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2002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미네소타 트위스에게 2승 3패로 밀려 2001년에 이어 안타깝게 탈락하고 만다. 단기전의 승운은 팀의 분위기에 좌우되며, 미네소타 트윈스가 심리적으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보다 승리의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힘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어쩌면 2001년에 이은 2002년의 디비전 시리즈 탈락은 머니볼의 한계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보스턴 레드삭스는 빌리 빈의 머니볼을 도입하여 밤비노의 저주를 풀고 1918년 이후 86년만인 2004년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였다. 물론 보스턴 레드삭스는 부자구단이기 때문에 머니볼의 장점과 자금력을 적절히 활용하였다.